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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크캠프/설치 기록/윤여진 개인 설치

개요

모크캠프 구성원 윤여진의 개인 설치 연습.
예술 학교 전시 중 4일간 진행된다.

  • 기간: 2026. 08. 11 ~ 2026. 08. 14

작품 설명

모크캠프 개인설치 — 윤여진, 《뻔뻔함과 조력자들》 🔘🔘🔲⚫️

이번 전시에서 윤여진은 4일 동안 두 작업 〈Square bridge(뻔뻔함)〉, 〈안전 장치〉를 중심에 두고 설치를 변경한다. 첫째 날은 〈Square bridge(뻔뻔함)〉와 〈안전 장치〉를 설치하고, 둘째 날은 동선을 만들며, 셋째 날은 배경도 대상도 아닌 설치를 진행하고, 넷째 날은 기능을 잃은 오브제들을 가져와 설치를 구성한다.


Square bridge(뻔뻔함), 2026, 4×8규격 합판(244×122cm) 3장, 366×80×80cm
안전 장치, 2026, 철에 도색, 스테인레스스틸 와이어, 380×60×60cm


윤여진은 사물의 정체성과 역할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고정되는 방식에 의문을 가지며, 그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모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산업 자재는 생산과 유통, 사용의 효율을 위해 일정한 크기와 형태, 기능을 부여받는다. 이 과정에서 재료가 본래 지닌 방향과 차이는 하나의 효율적인 상태로 정렬된다.

〈Square bridge(뻔뻔함)〉는 표준화된 합판의 층을 벗겨내어, 기존 규격에서 벗어난 상태를 만드는 작업이다. 결대로 갈라낸 합판은 나무의 결이 드러나면서 장력이 달라져 휘게 된다. 이때 합판은 산업 재료도 나무도 아닌, 그 중간의 상태에 놓인다. 원통형의 구조는 자연스럽게 기둥인 척, 혹은 나무인 척한다.

크고 추상적인 덩어리는 마주한 대상을 가까이 다가가게 만든다. 멀리서는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이자 구조로 인식되지만, 가까이에서는 가공의 흔적과 나무의 결, 매끄러운 산업재의 표면, 그리고 이를 다른 상태로 옮기기 위해 개입한 노동의 흔적이 동시에 드러난다.

원통형 구조의 내부는 비어 있다. 외형은 크고 단단한 구조물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비어 있으며 높이 쌓인 구조는 언제든 넘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상태 곁에 〈안전 장치〉를 놓는다.

〈안전 장치〉는 철의 무게와 견고함을 빌려온다. 그것은 〈Square bridge(뻔뻔함)〉를 직접 지탱하지 않으면서도, 주변에서 안전을 암시하고 증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견고함을 기대하게 하는 철은 이 작업에서 오히려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형태를 취한다. 재료가 일반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성질과 눈앞에 나타난 상태 사이에 어긋남을 만든다.

이러한 방식은 〈Square bridge(뻔뻔함)〉에서 합판을 다루는 태도와 이어진다. 합판이 완전히 다른 물질로 변하는 것이 아니듯, 철 역시 그 물리적 조건을 유지한 채 재료에 고정되어 형태와 기능의 관계가 느슨해진다. 철은 철이라는 하나의 정체성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상태를 갖게 된다.

작업은 물리적 현실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보다, 그 현실을 유지한 채 재료의 기능과 외관, 명칭과 상태가 자연스럽게 일치한다고 여겨지는 관계를 어긋나게 한다. 이는 기존의 구조나 시스템 바깥으로 완전히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부에서 이미 주어진 관계를 느슨하게 만들고 다른 가능성이 발생할 틈을 만드는 조각적 행위이다.

규격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규격만으로는 완전히 통제되지 않는 상태, 이미 주어진 조건을 유지한 채 그 내부의 관계가 조금씩 어긋나는 상태를 만든다. 이러한 작은 불일치가 발생하는 순간을 조각과 설치의 형식으로 드러낸다.

기록

📍 1일차.
〈Square bridge(뻔뻔함)〉을 3단 높이로 쌓아 보았다. 작업이 놓인 곳에서 천정까지 가능한 규격으로 3단. 약 3.6미터. 별다른 지지체 없이 쌓아올리는 작업이기에, 이번에 처음으로 〈안전 장치〉가 등장했다. — 안전 제일. 🛠️

작업을 직접 지지하지 않고, 넘어지는 순간을 대비해 작업 내부에 위치한 이 장치는 철과 와이어로 만들었지만, 철은 가벼워 보이게, 와이어는 느슨하게 만들었다. 안전을 위한 장치인데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

작업이 커질수록 ‘어떻게 세울까’만큼 ‘어떻게 안전을 예비할까’가 화두가 되었다. 서기 위해 필요로 하는 주변의 조건이 작업의 요소로 들어오게 되었다. 안전이라는 조건을 숨기지 않고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자, 두 작업은 상관관계에 있지만 독자적인 상태의 작업으로 나란히 놓이게 되었다. 〈Square bridge(뻔뻔함)〉와 <안전 장치>는 취약성을 드러내면서도 뻔뻔하게 서 있었다.

필요에 의해 시작했던 <안전 장치>의 등장이 앞으로 〈Square bridge(뻔뻔함)〉를 어떤 곳으로 이끌지 궁금하다.

📍 2일차.
발판과 라인테이프를 활용해 〈Square bridge(뻔뻔함)〉와 〈안전 장치〉의 특정 부분을 주목해 볼 수 있는 동선을 만들어 보았다. 바닥의 라인을 따라 이동하며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안전 장치〉를 내려다보는 위치, 〈Square bridge(뻔뻔함)〉을 여러 각도와 거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위치를 만들어 보았다.

📍 3일차.
처음의 목적은 ‘배경도 대상도 아닌 설치’를 만들어보는 것이었다. 전시장에서 분명히 존재하지만 하나의 대상으로 혹은 배경이 되지 않는 상태를 찾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동료들과 여러 방법으로 설치를 진행하며 그 둘이 아닌 상태를 찾아보았다.

처음에는 전시장 한가운데 있는 〈Square bridge(뻔뻔함)〉 작업과의 관계도 고려했으나, 작업은 점점 독자적으로 공간을 점유하였다. 배경도 대상도 아닌 것은 공간 안에서 위치를 지칭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Square bridge(벽과 바닥)〉이라고 새로 제목 붙였다. 의도했던 역할과 실제로 보이는 결과 사이, 그에 맞춰 다시 생각하고 다시 이름 붙인 날이다.

📍 4일차.
마지막 날에는 최근 실험한 작업 두 개를 가져와 놓아 보았다. (제작된 사물의 기능을 잃게 만드는 작업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고민하였다.)

작업을 전시장에 들여오니, 2일 차에 아쉬웠던 동선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무언가를 보게 하는 일은 상황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생겨나도록 하는 일이라는 것! 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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